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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관련
‘자율’의 이름으로 강제되는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즉각 중단하라
- 학기 초 시험 확대와 부실한 CBT 운영은 학생과 교사에게 부담만 떠넘길 뿐,
기초학력 보장 해법될 수 없어
- 교육부는 평가 강제를 중단하고 실질적 지원 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 교육부가 시행하는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는 이름과 달리 학교 현장에서 전혀 자율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교육부가 이 평가를 시도교육청의 실적과 평가지표에 연계하고, 시도교육청이 다시 학교 현장에 사실상 실시를 강제하면서 ‘자율평가’는 이미 강제평가로 변질되었다. 기초학력 보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 남는 것은 학생의 시험 부담, 교사의 업무 가중, 학기 초 교육과정 파행뿐이다.
○ 학기 초 3월은 학생들이 새 학급과 새 관계에 적응하고, 교사가 학생의 상태를 다각도로 파악하며 학급을 세워 가는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에 학교가 해야 할 일은 일률적인 시험 실시가 아니라, 관찰·상담·수업 활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의 학습 상태와 생활 적응을 살피고 필요한 지원을 설계하는 일이다. 그런데 교육부와 일부 시도교육청은 ‘기초학력 진단’을 명분으로 표준화된 지필평가와 CBT(Computer Based Test, 컴퓨터 기반 시험) 방식 평가를 확대하며 학교를 다시 시험 중심 체제로 몰아가고 있다. 이는 지원보다 측정과 관리에 치우친 비교육적 행정이다.
○ 실제 현장에서는 이미 여러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서울에서는 초3~고2 학생을 대상으로 학기 초 교과 영역 지필형 진단검사를 1회 이상 실시하도록 하고, 책임교육학년인 초3·중1은 ‘기초학력 진단검사’와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가운데 하나 이상을 필수 선택하도록 하여 학교의 자율적 진단활동을 제약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경북에서는 초등학교에서 CBT 기반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참여 학년을 확대하고, 일부 학년에서는 학기 초 여러 차례의 지필·온라인 평가가 중첩되면서 학생과 교사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현장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지역은 달라도 문제는 같다. 교육부가 만든 평가지표와 행정 압박이 시도교육청을 거쳐 학교 현장에 내려오면서, ‘자율’은 사라지고 ‘실시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 더 심각한 것은 운영상의 부실이다. CBT 방식으로 평가를 확대하면서도 시스템 구축, 사전 점검, 기기 준비는 충분히 갖추어지지 않았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서버 장애로 시험이 중단되고 학생들이 장시간 대기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충분한 준비도 없이 평가를 강행한 결과, 학생들은 불안과 피로를 떠안고 교사들은 시험 운영과 장애 대응까지 감당해야 한다. 학생 맞춤형 지원을 말하면서 정작 학생에게는 혼란을, 교사에게는 책임을 떠넘기는 방식이 아닐 수 없다.
○ 기초학력 보장의 핵심은 시험을 늘리는 데 있지 않다.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고, 그 원인을 다면적으로 파악하며, 학습지원과 상담, 정서·생활 지원을 촘촘히 연결하는 데 있다. 초등학교에서는 일정 기간의 관찰과 면담, 교육활동만으로도 충분한 진단이 가능하며, 중등에서도 교사의 전문적 판단과 학교의 자율적 지원 체계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표준화된 평가를 앞세워 학교 현장을 다시 줄 세우기와 실적관리의 대상으로 만들고 있다. 이는 과거 일제고사가 남긴 상처와 비교육적 폐해를 되풀이하는 길이다.
○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는 지금처럼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 평가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교육청을 압박하고, 교육청이 다시 학교를 압박하는 구조에서는 결코 교육적 진단이 이루어질 수 없다. 지원을 위한 진단이어야 할 평가가 실적을 위한 시험으로 변질되는 순간, 학생은 지원의 대상이 아니라 관리의 대상이 되고 만다. 교육부는 ‘자율’이라는 이름으로 강제를 정당화하는 이중적 행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교육부는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사실상 강제하는 교육청 평가 지표를 삭제하라.
둘째, 학기 초 시험 위주의 지필 진단 확대를 중단하고, 관찰·상담·교육활동 등 다양한 진단 활동에 기반한 학교 자율성을 보장하라.
셋째, 기초학력 진단검사와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의 중복 시행 문제를 해소하고, 학기 초 교육과정 운영을 침해하는 일률적 평가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
넷째, 부실한 CBT 운영과 시스템 장애에 대해 책임 있게 점검하고, 학교와 교사에게 행정·기술 부담을 떠넘기지 마라.
다섯째, 기초학력 정책의 중심을 평가 확대가 아니라 학생 맞춤형 지원 체계 강화로 전환하라.
○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시험이 아니라, 배움의 어려움을 세심하게 살피고 끝까지 책임지는 지원이다. 교육부는 학교를 시험장으로 만드는 퇴행적 정책을 멈추고, 학교와 교사의 교육적 판단, 학생의 성장과 회복을 중심에 두는 기초학력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2026년 3월 17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