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논평] 자리가 달라졌다고 교육재정의 원칙까지 달라지는가 박홍근·최교진 두 장관은 교육주체 앞에 답하고 즉각 대화에 나서라 ○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의 과거와 현재가 다르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을 두고 과거의 말과 지금의 행동이 달라진 사람은 박홍근 장관만이 아니다. ○ 교육재정을 책임져야 할 최교진 교육부 장관 역시 자신의 과거 발언과 행동에 답해야 한다. 최교진 장관은 세종교육감이던 2024년 3월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직접 피켓을 들었다. 세종교육청의 보통교부금 보정액 삭감에 항의하며 정부에 안정적인 교육재정 확보를 요구했다. ○ 그 입장은 불과 얼마 전까지도 분명했다. 지난 7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공개토론회에서 최 장관은 현행 내국세 20.79% 연동률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교육재정을 일방적인 경제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교육부는 8월 26일 ‘재정은 안정되게! 교육투자는 더 크게!’라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홍보자료를 내고, 현행 내국세 20.79% 연동방식을 폐지하고 새로운 산식으로 바꾸겠다고 설명했다. ○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교육부의 주장이다. 20.79% 연동방식을 폐지하면서도 “내국세 20.79% 연동제의 기본 취지를 확고히 이어 나간다”고 한다. 연동제는 없애면서 연동제의 취지는 지킨다는 것이다. ○ 그러나 현행 연동제의 핵심은 내국세의 일정 비율을 법률에 따라 지방교육재정에 자동적으로 배분함으로써 교육재정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는 데 있다. 그 법정 자동연동 구조를 없애고 새로운 산식으로 교부금 규모를 정한다면 이를 같은 제도의 연장이라고 설명하기는 어렵다. ○ 교육감일 때는 교육재정을 지키겠다며 피켓을 들었다. 7월에는 20.79% 연동률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8월에는 20.79% 연동제를 폐지하는 정부안을 함께 발표했다. ○ 도대체 무엇이 달라진 것인가. 과거 세종교육감 최교진의 판단이 틀렸던 것인가. 7월의 최교진 교육부 장관의 주장이 잘못됐던 것인가. 아니면 지금 최교진 교육부 장관의 판단이 달라질 만한 새로운 이유가 생긴 것인가. 정책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55년간 이어져 온 교육재정의 근간에 관한 입장이 불과 한두 달 사이에 달라졌다면 그 이유를 국민과 교육현장에 설명해야 한다. ○ 더구나 교육부 장관은 기획예산처가 만든 재정 논리를 교육현장에 전달하고 홍보하는 사람이 아니다. 정부 안에서 학교와 학생의 현실을 대변하고, 교육의 가치와 교육재정의 안정성을 지켜야 할 책임자다. 그런 점에서 이번 개편의 책임을 박홍근 장관에게만 물을 수 없다. 최교진 장관 역시 정부 개편안의 당사자이며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 박홍근 장관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55년간 유지된 교육재정의 근간을 바꾸면서 정작 그 영향을 직접 받는 교육감·교원·학부모·교육노동자 등 교육주체들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사실상 배제됐다. 정부 부처끼리 안을 만들고 합의한 뒤 교육현장에 설명하는 것을 협의라고 할 수는 없다. ○ 특히 교육재정의 근간을 바꾸는 문제라면 정부가 먼저 해야 할 일은 홍보와 설득이 아니라 충분한 정보 공개와 검증, 그리고 교육주체들과의 숙의여야 한다. 정부가 진정 소통을 말한다면 이제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 2026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긴급행동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과 최교진 교육부 장관에게 긴급행동과 즉각 대화에 나설 것을 공식 요청한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이미 정해진 정부안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자리가 아니다. 교육주체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정부안의 문제점을 다시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20.79% 연동제 폐지를 포함한 개편안 자체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는 책임 있는 대화의 자리다. ○ 최교진 장관은 자신이 했던 말을 기억하라. 자신이 들었던 피켓을 기억하라. 박홍근 장관은 교육주체들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라. 자리가 달라졌다고 교육재정의 원칙까지 달라져서는 안 된다. |